<5월> 학예사가 추천하는 이달의 유물 안녕하세요, 천안박물관 학예연구사 유수연입니다. 5월은 그야말로 가정의 달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가족들이나 특별한 인연들과 감사의 한마디를 주고받으며 인생을 한 번씩 돌아보게 되는데요. 우리네 인생사가 담겨있는 유물이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중 이 그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생도(平生圖, 8폭 중 돌잔치)> 평생도는 말 그대로 누군가의 일생에서 중요한 장면을 그림으로 남겨놓은 것입니다. 주로 18세기 후반부터 그려졌으며, 사대부의 이상적인 일생에 대한 그림을 한데 모아놓은 것으로 당시 사람들이 어떤 삶을 동경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로 돌잔치, 혼인식, 삼일유가(三日遊街: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사흘 동안 시험관과 선배 급제자와 친척을 방문하던 일), 최초 벼슬길, 관찰사 부임, 판서 행차, 정승 행차, 회혼례 등 8폭 구성이 기본적이며, 서당에서 공부하거나 과거에 응시하는 모습, 퇴직하거나 퇴직 후 노후를 보내는 그림들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우리 박물관에서 소장중인 이 평생도에는 (왼쪽부터)돌잔치, 무예를 수련하는 모습, 혼례, 과거에 급제하여 풍악을 울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 무관으로 벼슬길에 오른 모습, 전투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 퇴직하여 돌아오는 모습, 마지막으로 회혼례의 장면들이 모여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오늘 특별히 첫 번째 그림인 돌잔치 장면을 자세히 보여드리려고 해요. 돌잡이를 하는 아이를 둘러싸고 온 가족이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다른 그림에서 힌트를 이미 얻으셨겠지만, 아이는 장차 훌륭한 무관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돌잡이에서 활을 잡기까지 했고요! 모두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덕담을 한마디씩 건네었을 겁니다. 온 집안이 따뜻함으로 넘치는 느낌이네요. 이 그림을 보니 가정에 귀한 생명이 태어나고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보고 싶은 우리 부모님도 생각이 나고, 어린 자녀와 조카들도 생각이 나네요. 가족들과 서로의 소중함을 표현하는 가정의 달 보내시기를 바라며, 5월의 유물 소개를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6월에 만나요!
